죽여주는 이야기, 죽음을 웃음으로 바꿔온 18년
# 죽여주는 이야기, 죽음을 웃음으로 바꿔온 18년
- 공연장
- 지인시어터(구.알과핵 소극장)
- 기간
- 2023.11.01 ~ 2026.11.30
- 장르
- 연극
# 죽여주는 이야기, 죽음을 웃음으로 바꿔온 18년
제목부터 섬뜻한 이 작품이 대학로에서 18년 가까이 간판을 지켜올 수 있었던 이유는, 가장 무거운 소재를 가장 가볍게 다루는 역설에 있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2008년 5월 15일 처음 무대에 오른 뒤 지금까지 오픈런으로 공연을 이어오고 있고, 지금은 종로구 동숭길의 지인시어터, 구 알과핵 소극장에서 그 명맥을 잇고 있다. 한 관람 후기는 "대학로블랙코미디 1위는 역시 죽여주는 이야기 같아요, 벌써 18주년이나 되었다네요"라고 적었는데, 블랙코미디라는 장르 자체가 대학로에서 쉽게 시도되지 않는 소재인 만큼 이 작품이 가진 연차와 입지는 더 눈에 띈다.
시놉시스를 그대로 옮기면,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음침한 날 지하 깊은 어느 비밀 공간에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한 여자가 찾아온다. 아이디는 "마돈나". 그녀가 찾아간 곳은 한 자살사이트 회장의 은밀한 실험실이고,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수려한 외모의 사이트 회장의 아이디는 "안락사"다. 극 중 안락사는 "화려한 언변과 자신만의 철학으로 확실한 죽음을 선사하는 죽음의 집사"로 소개되고, "항상 고객들에게 최고의 죽음을 선사하는 사이트 회장 안락사입니다"라는 대사로 자신을 소개한다. 마돈나는 "돈 걱정은 마시고 저한테 어울리는 품위있는 상품을 보여주세요"라며 죽음을 거래처럼 요구하는데, 여기에 "똑똑, 죽으러 왔습니다"라는 대사와 함께 마돈나의 친구인 "바보레옹"이 예고 없이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반전의 열쇠"를 쥔 세 사람의 대화로 번져간다.
자살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세 사람의 대화 자체는 끊임없이 웃음을 유발하는 방향으로 짜여 있다는 것이 공통된 감상이다. "살벌해 보이는 공간에 살벌해 보이는 인물들이 자살이라는 살벌한 이야기를 하는데 왜 웃음이 터지는거니"라는 후기가 이 작품의 정체성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블랙코미디라는 장르에 낯선 관객을 위해 "죽음, 질병, 범죄, 비극, 사회적 모순 등 어둡고 무거운 소재를 아이러니와 역설적인 웃음으로 풀어내는 희극의 한 장르"라고 뜻을 직접 풀어준 후기도 있는데, 이 작품은 그 정의를 교과서처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배우가 세 역할을 돌려 맡아왔다는 점이다. 한 관람 후기는 "안락사 역만 10명, 마돈나 역은 무려 13명, 바보레옹 역도 9명이나 되더라구요"라며 "같은 작품이라도 어떤 배우 조합으로 보느냐에 따라 분위기와 호흡, 웃음 포인트가 모두 달라질 것 같아서 재관람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았다"고 적었다. 실제로 한 공연의 캐스트 보드에는 안락사 역에 이주영, 정홍재, 유혜성 등 11명, 마돈나 역에 남경화, 이연승, 신시온 등 13명, 바보레옹 역에 이훈진, 안승찬, 조웅희 등 10명의 이름이 나란히 올라 있었다. 같은 대본이라도 캐스팅이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공연처럼 느껴진다는 뜻이어서, "역시 혜화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여러 번 봐도 웃음 포인트가 살아 있는 작품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는 재관람 후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지인시어터에 처음 들어선 관객이 놀라는 지점도 있다. 한 관람 후기는 "공연장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꽤 넓었고, 무대도 사진으로 남길 만큼 인상적이었다"고 적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캐스팅 보드인데, "무대 입구쪽에는 오늘 어떤 배우가 나오는지 적혀있는데, 여기는 특이하게 각 배역별로 무슨 배우가 연기하는지 전부 적어놓고, MBTI도 적어놓더라고요"라는 후기가 있다. 서른 명이 넘는 배우가 돌아가며 출연하는 작품이다 보니, 이런 세심한 안내가 관객에게는 오늘 만날 캐스트를 미리 가늠해보는 작은 즐거움이 되어주는 셈이다.
제작진도 이 작품의 정체성을 비슷하게 설명한다. 한 매체는 "죽여주는 이야기 제작진은 '관객이 극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웃음과 공감으로 채워지길 바란다'며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남고 싶다'고 전했다"고 소개했다. 같은 기사는 "웃음과 공감, 그리고 공연이 끝난 뒤 남는 기분 좋은 여운까지, 이 작품은 관객의 시간을 따뜻한 기억으로 채울 준비를 마쳤다"고 덧붙였는데, 18년 가까이 쌓인 신뢰가 이런 소개 문구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관객 참여형 연출도 이 작품이 오래 사랑받아온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일반적인 연극과 달리 관객과 배우가 직접 상호작용하는 관객참여형 공연이라서 현장감이 정말 남달랐다"는 후기가 있고, "지목된 분들이 당혹스러워하며 함께 연기를 하는 걸 보는 게 여간 재밌지 않았다"는 후기도 있다. 추석 연휴에 관람한 한 후기는 "초등학생 관람객도 꽤 있었는데, 웃음소리도 크고 제일 잘 즐기더라"고 적어, 소재의 무게에 비해 실제 관람 분위기는 밝고 가벼운 쪽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준다.
좌석에 따라 관람 경험이 꽤 달라진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한 관람 후기는 좌석을 구역별로 나눠 "A구역은 무대 정면 1층으로 무대와 매우 가까움", "B구역은 2층 뒤쪽에서 전체 무대를 보기 좋음", "C·D구역은 무대 양옆 측면 좌석", "배려석은 적극적인 관객 참여가 부담스러운 분에게 추천"이라고 정리했다. 배우들의 표정과 작은 몸짓까지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A구역을, 관객 참여가 부담스럽다면 배려석을 선택하는 쪽이 좋겠다는 조언이다.
모든 평이 만점은 아니다. "일부 장면은 웃음을 유도하려는 느낌이 너무 강해서 억지개그처럼 느껴졌다"거나 "개그가 모두 제 취향은 아니었다"는 후기도 있어, 유머 코드가 맞지 않으면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은 짚어둘 만하다. 다만 "자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이용해 해학적으로 표현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그런 점에서는 완성도가 높은 연극"이라는 평가처럼, 소재를 다루는 방식 자체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지인시어터는 혜화 대학로 한복판에 있어 주변 맛집과 카페가 많아 공연 전후로 데이트 코스를 짜기에도 좋다는 후기가 많다. "연극 보고 바로 식사하거나 커피 한잔하며 여운을 나누기에도 딱 좋은 대학로 나들이 코스"라는 평이 이를 뒷받침한다. 2008년부터 2026년 지금까지, 18년 가까이 쌓인 입소문과 30명이 넘는 배우들이 만들어낸 조합의 역사를 생각하면, 이 작품은 단순히 오래된 연극이 아니라 대학로 블랙코미디의 한 계보 그 자체로 봐도 좋을 것이다.
--- **참고한 관람 후기** [후기] - "대학로블랙코미디 죽여주는 이야기 혜화연극 추천 엄지척!" https://blog.naver.com/nggaggi/224256470717 - "[대학로]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후기 ㅣ 18년 동안 공연된 블랙코미디 연극" https://blog.naver.com/fnvl1315/224338388044 - "혜화 놀거리 블랙코미디 죽여주는 이야기 후기 블랙코미디 연극 추천" https://blog.naver.com/gam_log/224181703670 - "대학로 연극 추천, 관객 참여형 블랙코미디 죽여주는 이야기" https://blog.naver.com/macarean1008/224422600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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