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서림
- 분류
- 독립서점
- 근거
- 공식 정보
- 참고
- 1층 약 30평 규모의 아담한 공간. 2층에는 위트앤시니컬(시집 전문점) 입점.
혜화동로터리로 불리는 이곳에 동양서림은 1953년부터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역사학자 이병도 박사의 맏딸 이순경이 문을 열었는데, 박사는 "마음의 동쪽에 책으로 가꾼 숲"이라는 뜻으로 서점의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70년이 넘게 흐르면서 이곳은 단순한 책방을 넘어 혜화동과 대학로의 시대를 고스란히 담아낸 공간이 되었다. 서울시는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하여 동양서림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1층 입구에 발을 들이는 순간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것을 느끼게 된다. 30평 남짓한 아담한 공간에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고, 그 책들 사이를 걸어가다 보면 낡은 책의 냄새가 가장 먼저 코에 닿는다. 바로 옆 로터리에서는 차들이 끉임없이 움직이고 있는데, 그 소리까지도 이 공간의 분위기를 이루는 부분이 되어 있다.
로터리의 차 소리와 책장의 침묵이 함께 울려 퍼지는 곳은 서울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한 방문객은 이 작은 서점 안에서 "예전 혜화동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남겼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대학로 청춘들의 지적 아지트였다. 당시 문인과 미술가, 연극배우들이 이곳을 드나들었고, 고전 영화 〈바보들의 행진〉의 촬영지로도 선택받았다. 그런 역사가 고스란히 쌓인 공간이지만, 주인 이순경은 운영자 최주보에게 조건 없이 가게를 물려주었고, 지금은 그의 딸 최소영 대표가 3대째 가업을 이어받고 있다. 신뢰의 계보가 이어진 것이다.
최근에는 건물 2층에 또 다른 서점이 문을 열었다. 이 건물의 변화는 동양서림이 얼마나 오래 자리를 지켜왔는지를 방증한다. 책 한 권을 꼭 사야만 의미 있는 방문은 아니다.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며 책과 책 사이를 헤쳐 나가는 것만으로도, 혜화동이라는 동네가 얼마나 오래된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지가 손끝에 전해진다. 마로니에공원에서 로터리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이 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