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의 누군가가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밤,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 네 번째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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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뮤지컬
어떤 연극은 무대 위의 이야기를 객석이 완성한다. <내게 빛나는 모든 것>이 2026년 10월 17일부터 11월 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다시 관객을 맞는다. 이번이 네 번째 시즌이다. 2018년 두산아트센터 초연 이후 2021년과 2022년에 재연됐고, 이번 시즌이 그 뒤를 잇는다.
이 공연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사랑받는 이유는 극장에 앉은 사람이 매번 다르다는 사실에서 시작한다.
어떤 이력을 가진 작품이고, 이번 시즌은 어떤 사람들이 만들었으며, 객석에서 참여한다는 것이 어떤 경험인지 차례로 살펴본다.
01이번 시즌의 기본 정보
공연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10월 17일부터 11월 8일까지 열린다. 러닝타임은 90분이고, 중학생 이상이면 볼 수 있어 청소년과 함께 가는 가족 관객도 선택할 수 있다. 전석 60,000원의 단일가라 좌석 등급을 고민할 필요가 없고, 대신 어느 날짜에 어떤 배우를 볼지를 정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기간과 공연일에 따라 적용 가격이 달라질 수 있으니 예매 전에 판매처 화면에서 한 번 더 확인하자.
이번 시즌에는 김아영, 정새별, 노재원 세 배우가 출연하고 연출은 오경택이 맡는다. 제작은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이다. 배우별 회차는 예매처의 캐스팅 일정에서 확인하면 된다.
02원작과 한국 공연의 이력
원작 <Every Brilliant Thing>은 던컨 맥밀런이 조니 도너호와 함께 쓴 작품이다. 2013년 6월 영국의 러들로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처음 공연됐고, 2014년에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을 거쳤다.

이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의 배로우 스트리트 극장에서 약 4개월 동안 장기 공연을 했다. 2024년 기준으로 전문 공연 약 400회가 제작됐고 63개국에서 공연됐다.
한국에서는 2018년 두산아트센터에서 초연됐고, 2021년과 2022년 재연을 거쳐 2026년이 네 번째 시즌이다. 2022년 시즌은 LG아트센터 서울의 개관 페스티벌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새로 문을 연 극장이 첫 인사를 맡길 작품으로 이 연극을 골랐다는 것은, 소극장에서 자란 작품이 새 극장의 객석 앞에서도 통한다는 판단이 있었다는 뜻이다.
한 작품이 8년 동안 여러 극장과 시즌을 오가며 이어졌다는 점은, 이 작품이 해마다 새 관객을 만나며 자리를 지켜 왔다는 뜻이다.
영국 프린지 페스티벌의 작은 무대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63개국으로 퍼졌다는 이력은, 거대한 세트 없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약속만으로 성립하는 연극의 힘을 보여 준다.
03객석에서 참여한다는 것
이 작품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관객 참여다. 참여는 선택 사항이다. 무대에 오른 관객이 배우와 함께 이야기를 완성하는 것이 작품의 특징이고, 올라가지 않아도 공연을 보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참여가 부담스럽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자. 객석에서 지켜보는 것도 이 공연을 완성하는 한 가지 방식이다. 반대로 참여해 보고 싶다면 공연 전 배우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이 움직일 때 가볍게 손을 들어 보자. 서툴러도 괜찮다.
객석의 누군가가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순간 공연은 배우 혼자의 것에서 그 방 전체의 것으로 옮겨 간다. 참여한 관객은 오래 기억하고, 지켜본 관객은 옆 사람이 서투르게 해내는 모습에서 오히려 위로를 얻는다. 서툶이 허용되는 무대라는 점이 이 작품의 온도를 만든다.
해외 사례도 참고가 된다. 보스턴 글로브의 밥 에이브먼은 2025년 미국 로드아일랜드 Burbage Theatre 공연 리뷰에서 거의 모든 관객이 어떤 식으로든 참여하게 된다고 썼고, 무대에는 상상의 제4의 벽이 없다고 덧붙였다.

제4의 벽은 무대와 객석 사이에 있다고 약속된 보이지 않는 벽을 가리킨다. 그 벽이 없다는 것은 배우가 객석을 바라보고 말을 걸어도 어색하지 않고, 객석의 숨소리와 웃음이 곧 공연의 일부가 된다는 뜻이다. 서울 소극장의 객석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만하다.
같은 평론가는 이 공연이 감정적으로 고양시키지만 때로 지나치게 달콤하다는 양면의 평가도 남겼다. 같은 공연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온도가 다르다는 점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041인극이라는 말을 어떻게 이해할까
이 작품은 흔히 1인극이라고 소개된다. 원작의 형식이 한 명의 배우와 관객이 함께 만드는 1인극이다. 이번 한국 시즌은 김아영, 정새별, 노재원 세 배우가 출연하는 구성이다. 세 사람이 동시에 무대에 서는 것이 아니라 회차에 따라 번갈아 오르는 것이니, 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예매 전에 캐스팅 일정을 확인하자.
한 작품을 여러 배우가 나눠 맡을 때의 장점은 비교하는 재미에 있다. 같은 대본에서도 어떤 배우가 서느냐에 따라 객석의 공기가 달라진다. 여기에 매회 다른 관객이 참여하는 변수가 더해지면, 같은 작품을 두 번 봐도 두 번 다 다른 공연을 보게 된다. 재관람이 이 작품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05혜화동의 시선, 매번 다른 공연이라는 힘
혜화동은 이 작품의 힘이 매회 달라지는 구조에 있다고 본다. 대본은 같아도 그날의 관객이 누구냐에 따라 공연의 결이 달라진다. 이미 본 관객이 다시 극장을 찾을 이유가 분명한 공연이다. 네 번째 시즌까지 이어지는 이유를 이 구조에서 찾는 것이 자연스럽다.
여기에 소극장이라는 환경이 힘을 보탠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참여의 순간은 더 가까운 일이 된다. 큰 극장에서는 만들기 어려운 친밀감이 소극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이번 시즌이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다는 점은 이 작품에 잘 어울리는 조건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후기를 미리 읽고 가기보다 직접 앉아서 겪어 보는 쪽이 낫다. 네 번째 시즌이라는 숫자는 흥행의 증거라기보다 이 작품이 매번 다른 방식으로 완성될 수 있다는 증거에 가깝다. 대본이 같다는 사실이 오히려 변수를 객석에 넘겨 주는 셈이다. 공연을 보고 나면 각자의 경험이 가장 정확한 기록이 될 것이다.

06시즌이 쌓이며 생긴 선택지
네 번째 시즌까지 왔다는 것은 관객에게 선택지가 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초연을 본 관객은 오랜만에 같은 작품을 다시 만나고, 재연을 본 관객은 몇 해 만에 돌아온 작품을 확인하게 된다. 같은 제목이어도 극장이 다르고 배우가 다르며 객석에 앉은 사람이 다르니, 이전 시즌의 기억과 이번 시즌의 경험을 견주어 보는 일이 자연스러운 즐거움이 된다.
이전 시즌을 본 적이 없다면 이번 시즌이 시작점이다. 처음 보는 사람이든 다시 보는 사람이든 각자 출발점에서 이 작품을 만나면 된다. 그 비교가 쌓이는 만큼 이 작품은 한 번 본 연극이 아니라 해마다 다시 확인하는 약속이 된다. 올해의 객석이 어떤 이야기를 완성할지는 그 자리에 앉아 보아야 안다.
07이런 관객에게 권한다
이 공연은 처음 소극장 연극을 보는 사람에게도 열려 있다. 러닝타임이 짧아 부담이 적고, 중학생 이상이면 볼 수 있으니 가족과 함께 가는 선택지도 된다. 연극을 자주 보는 관객에게는 다른 이유가 있다. 같은 작품을 다른 배우, 다른 객석에서 다시 만나는 경험은 한 번 본 공연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혼자 가도 어색하지 않은 공연이라는 점도 말해 두고 싶다. 참여형 공연이라고 하면 일행이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참여는 선택이고 객석에서 지켜보는 것도 한 방식이다. 오히려 혼자 앉아 있으면 무대와 나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순간을 더 또렷하게 느낄 수 있고, 일행의 눈치를 보지 않으니 손을 들지 말지도 오롯이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일행과 함께라면 공연이 끝난 뒤에 서로 어느 대목이 마음에 남았는지 이야기해 보자. 같은 90분을 보고도 기억하는 장면이 다르다는 사실이 대화를 풍성하게 한다.
08보러 가기 전에
예매는 판매처에서 하고, 일정과 캐스팅은 예매 직전 화면을 기준으로 확인하자. 90분이라는 러닝타임을 고려해 저녁 공연이라면 귀가 시간을 여유 있게 잡는 편이 좋다. 이미 이 작품을 본 적이 있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다른 배우, 다른 객석, 다른 날의 공기를 비교해 보는 것이 좋은 관람법이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오늘 나는 어떤 순간에 웃었는지, 어떤 순간에 조용해졌는지를 짧게 적어 두자. 그 기록이 다음 시즌에 같은 작품을 다시 볼 때 비교 기준이 된다.
- 더뮤지컬, 「<내게 빛나는 모든 것>, 10월 다시 무대로 관객이 완성하는 1인극」, https://www.themusical.co.kr/News/Detail?num=14743
- NOL 티켓, 내게 빛나는 모든 것 상품 페이지, https://nol.yanolja.com/ticket/products/26013462
- 위키피디아, Every Brilliant Thing, https://en.wikipedia.org/wiki/Every_Brilliant_Thing
- 보스턴 글로브, Every Brilliant Thing 리뷰(2025년 9월 16일), https://www.bostonglobe.com/2025/09/16/metro/ri-review-every-brilliant-thing-burb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