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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26.10.137분 읽기

유산 속에서 찾는 보물

# 유산 속에서 찾는 보물

공연장
아트포레스트 2관
기간
2025.12.12~2026.11.30
장르
연극

# 유산 속에서 찾는 보물

아트포레스트 아트홀은 2016년에 문을 연, 두 개의 관을 가진 공연장이다. 그 2관에서 지금 공연 중인 작품이 배꼽 쏟고 눈물 잡는 연극 보물찾기다. 제목 자체가 이미 많은 걸 말해준다. 배꼽을 쏟을 만큼 웃기면서도 눈물을 잡아야 할 만큼 뭉클한 순간이 있다는 뜻이니, 코미디와 감동 두 가지를 모두 약속하는 셈이다. 한 관람객은 이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웃겨서 눈물이 날 정도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가 실제로는 다른 종류의 눈물도 함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적었다.

보물찾기라는 제목 자체도 곱씹어볼 만하다. 보통 보물찾기라는 말은 아이들이 운동장이나 숲에서 쪽지를 찾아다니는 즐거운 놀이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찾는 보물은 숨겨진 쪽지가 아니라 가족이 남긴 유산이다. 놀이로서의 보물찾기와, 돈과 재산을 둘러싼 어른들의 보물찾기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다. 제목이 가진 그 천진한 어감과 실제 내용이 다루는 다소 치열한 소재 사이의 거리가, 이 작품이 코미디로 풀어낼 수밖에 없는 이유를 거꾸로 설명해주는 듯하다.

아트포레스트라는 극장 이름도 눈여겨볼 만하다. 예술의 숲이라는 뜻을 가진 이 이름이 실제로 어디서 왔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이 극장은 그 이름값에 걸맞게 두 개의 관 모두에서 꽤 오랫동안 나무처럼 뿌리를 내린 작품들을 키워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짧게 왔다가 사라지는 공연이 많은 대학로에서, 한 극장의 두 관이 나란히 몇 년씩 가는 창작극을 품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례적이다.

같은 건물의 1관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장수 창작극이 자리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연극 늘근도둑이야기가 2022년 4월부터 지금까지 오픈런으로 이어지고 있는 작품이다. 2관의 보물찾기보다 더 오래된 작품이 바로 옆 관에서 함께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두 작품 모두 코미디 색이 짙은 창작극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한 건물 안에 비슷한 색깔의 장수 창작극이 두 편씩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복합관이 어떤 종류의 작품을 선호하는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관람평을 모아보면 이 작품의 이야기는 유산을 둘러싼 가족의 소동에서 시작한다. 공연을 소개하는 문구에는 남보다 못한 가족들의 사생결단 유산 쟁탈 휴먼 코미디라는 표현이 쓰인다. 유산을 차지하려는 과정에서는 웃음이 계속 터지지만, 그 안에는 가족과 추억,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다는 평이 있다. 남매로 설정된 인물들이 완전히 다른 가치관으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에서 초반부터 웃음이 터졌다는 후기도 있다. 거기에 충청도 사투리가 더해지면서 특유의 구수하고 쫀득한 웃음을 만들어낸다는 평도 반복해서 등장한다. 유산을 둘러싼 다툼이라는 소재는 한국 가족극이나 드라마에서 낯설지 않은 축에 속한다. 돈 앞에서 가족이 어떻게 변하는지, 혹은 변하지 않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는 세대를 가리지 않고 관객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이 작품이 그 익숙한 소재를 사투리라는 지역색으로 비틀어낸 점이, 흔한 이야기를 다시 흥미롭게 만드는 장치로 보인다. 특정 지역 방언을 코미디의 웃음 포인트로 활용하는 방식은 대학로 창작극에서 꾸준히 쓰여온 전략이기도 하다. 표준어로는 잘 살지 않는 억양과 어감이, 사투리를 쓰는 순간 훨씬 더 생생한 웃음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관람평에서 확인되는 출연진은 강이성, 엄선영, 신현규, 여찬구, 김서희까지 다섯 명이다. 러닝타임은 90분, 관람 연령은 만 7세 이상으로 안내되어 있어 어린 자녀와 함께 보기에도 무리가 없는 설정으로 보인다. 단순히 웃기기만 하는 공연이 아니라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재미있는 스토리, 따뜻한 감동까지 더해져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는 후기, 관람객 리뷰를 종합하면 스토리가 탄탄하고 배우들의 연기 합이 좋았다는 반응, 재미있게 웃으며 몰입해서 봤다는 반응, 마지막에는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르 흘렀다는 반응이 많다는 정리도 있다.

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그날그날의 관객 반응을 받아내는 방식이다. 보물찾기는 배우들끼리 연기만 하고 끝나는 공연과는 조금 다르다는 평이 있다. 같은 장면이라도 어떤 배우가 출연하고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른 재미가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 관람객은 즉석에서 관객 반응을 보며 배우가 애드리브를 쳤고, 자신의 카메라를 향해 브이 포즈를 해줘서 감동이었다고 전했다. 정해진 대본만 따라가는 게 아니라 그날 객석의 분위기까지 끌어안는 유연함이 이 작품의 숨은 매력으로 보인다.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는 지점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도 여럿이다. 한 관람객은 웃기다가 갑자기 훅 슬퍼져서 몰래 눈물을 훔쳤다고 적었고, 다른 관람객은 첫 시작부터 웃음을 주고 끝으로 갈수록 감동을 준다고 정리했다. 관람객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재미있게 웃으면서 봤다는 반응부터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가 좋았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평가가 확인되고, 아이와 함께 본 후기에서도 스토리를 어렵지 않게 따라가면서 재미있게 봤다는 이야기가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도 참고가 될 만하다. 별점을 매긴 한 관람평은 정말 오랜만에 연극을 예매하면서 큰 기대는 없었는데, 또 볼 거냐고 물으면 다시 보고 싶다고 답할 수 있을 만큼 좋았다고 적었다.

이 작품을 추천하는 시간대도 눈여겨볼 만하다. 퇴근 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수요일 저녁 회차가 따로 안내되고, 직장인 할인 정보도 함께 소개된다. 낮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이, 저녁에는 퇴근한 직장인 관객이 같은 무대를 보러 오는 셈이다. 관람 연령이 만 7세 이상으로 비교적 낮게 설정되어 있으면서도 저녁 시간대 직장인 관람객까지 함께 끌어들인다는 건, 이 작품이 가족극과 성인 코미디 사이의 폭넓은 관객층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용적인 정보도 관람평 곳곳에 남아 있다. 공연장은 혜화역 1번 출구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고, 화장실이 깨끗해서 감동이었다는 후기도 있다. 초대권을 받아 관람했다는 후기, 큰 기대 없이 갔다가 또 보고 싶을 만큼 좋았다는 후기, 다섯 배우의 호흡과 연기가 잘 맞아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었다는 평까지, 전반적으로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초등학생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뮤지컬을 배우고 있어 영화보다 연극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한 부모는, 어린이 전용극이 아니어도 아이와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을 찾다가 2호선 세입자와 함께 이 작품을 후보로 올렸다고 적었다. 두 작품 모두 어린이극은 아니지만 가족이 같이 보기 좋은 공연으로 꼽히고 있다는 뜻이다.

유산이라는 소재는 자칫 무겁거나 각박하게 흘러갈 수 있는 이야기지만, 이 작품은 그 소재를 충청도 사투리와 남매의 티격태격으로 풀어내며 웃음을 먼저 깔아둔 뒤 마지막에 감동을 심어두는 구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아트포레스트 2관에서 벌어지는 이 가족 소동극이 어떤 보물을 찾아 보여주는지, 직접 가서 확인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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