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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타임26.09.219분 읽기

샹들리에가 다시 오르는 겨울: 세계 초연 40주년, 한국 초연 25주년을 맞은 <오페라의 유령> 관람 안내

40주년 스페셜 시즌 출연진 단체 프로필 · 사진 제공 · 에스앤코
원 출처
더뮤지컬

어떤 뮤지컬은 작품이 아니라 하나의 풍경으로 기억된다. 어둠 속에서 샹들리에가 솟아오르고, 오르간 소리가 객석을 덮는 순간을 떠올리면 많은 분이 <오페라의 유령>을 말할 것이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이 작품이 세계 초연 40주년과 한국 초연 25주년을 함께 맞아 12월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12월 22일부터 2027년 2월 28일까지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열린다. 처음 보는 분에게는 입문의 기회이고, 몇 번 본 분에게는 새 조합을 확인하는 시즌이다.

01이번 시즌의 기본 정보

40주년 스페셜 시즌은 2026년 12월 22일에 개막해 2027년 2월 28일에 막을 내린다. 공연장은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이다. 인터파크홀이나 신한카드홀로 불리던 시절의 이름으로 검색하면 길이 헷갈리니 지금 이름으로 찾자.

러닝타임은 2시간 30분, 관람 연령은 만 7세 이상이다. 제작은 LW ENTERTAINMENT, 에스앤코, 클립서비스가 맡았다. LW ENTERTAINMENT는 The Really Useful Group의 새 이름이다.

포스터 하단에는 오페라의유령문화산업진흥회사가 주최·제작으로 함께 올라 있고, 제작투자로 IBK기업은행과 대구MBC가 표기되어 있다. 원작 쪽 제작사와 국내 제작사가 한 포스터에 나란히 선다는 점에서 이 공연이 라이선스 작품이라는 사실이 한눈에 드러난다.

기본 공연 시간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9시 30분, 토요일은 14시와 19시, 일요일은 15시다. 공휴일에는 14시와 19시에 막이 오른다. 기본 시간표에 월요일 회차는 없으니 월요일 관람을 생각했다면 요일부터 바꿔 보자.

연말연시와 공휴일이 겹치는 시기라 주말과 공휴일 회차는 빨리 찰 수 있다. 예매 오픈 시점에 맞춰 후보 날짜를 두세 개 준비해 두자. 석 달 가까이 이어지는 공연이니 연말 성수기를 피해 1월과 2월의 평일 회차를 노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평일 19시 30분 회차는 러닝타임을 더하면 밤 10시쯤 끝난다. 귀가 교통편을 미리 확인해 두면 마지막 장면의 여운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40주년 스페셜 시즌 공식 소개 이미지, 가면무도회 장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40주년 스페셜 시즌 공식 소개 이미지, 가면무도회 장면 · KOPIS 공연예술통합전산망

02숫자로 읽는 두 개의 기념일

이번 시즌에는 두 가지 기념일이 겹친다. 먼저 40주년이다. 이 작품은 1986년 10월 9일 런던의 허 머제스티스 극장에서 초연했다. 공식 사이트는 2026년을 쇼 40주년으로 기념하며 전 세계 랜드마크를 밝히는 캠페인을 소개한다.

간혹 1985년으로 적은 자료가 보이는데, 초연 연도는 1986년이 맞다. 40주년이라는 숫자가 정확히 맞는 해가 올해이다.

다음은 한국 초연 25주년이다. 한국 라이선스 초연은 2001년이다. 2001년에 처음 한국 무대에 오른 이 작품은 한 세대가 자라는 시간만큼 관객 곁에 머물렀다.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본 관객이 이제 자기 아이와 같은 객석에 앉을 수 있는 시간이다.

이번 시즌이 만 7세 이상부터 입장을 허용하는 것도 그런 가족 관객에게 열려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2001년 객석에 앉았던 분이라면 25년 사이 달라진 목소리와 무대를 견주는 재미까지 얻는다. 두 기념일이 겹치는 해에 처음 이 작품을 만난다면, 40년의 역사와 25년의 한국 이야기를 한 번에 누리는 셈이다.

03세 명의 유령, 두 명의 크리스틴

이번 시즌의 캐스팅은 이렇게 소개된다. 오페라의 유령 역은 최재림, 전동석, 박강현이다. 크리스틴 역은 이해원, 최선호이다. 라울 역은 송원근, 김성식이다. 무슈 앙드레는 윤영석, 무슈 피르맹은 이상준, 마담 지리는 김아선, 칼롯타는 에블린과 한보라이다. 앙상블 명단은 길어서 생략한다.

유령과 크리스틴 역의 배우들은 클래식 성악과 뮤지컬 무대를 오가며 활동해 온 이들로 소개되며, 오페라적 발성이 요구되는 이 작품의 음악적 완성도에 무게가 실려 있다. 이 작품의 노래는 높은 음역과 긴 호흡을 요구한다. 그래서 같은 대사도 배우에 따라 전혀 다른 인물처럼 들린다.

회차를 고르는 요령을 전한다. 이 작품이 처음이라면 이름이 익숙한 배우 한 명을 기준으로 정하자. 유령 역이 세 명이니 세 번 보면 세 가지 다른 유령을 만날 수 있다. 다만 세 번을 모두 보기 어려운 분이 대부분이니, 첫 관람은 목소리가 취향에 맞는 배우를 기준으로 고르는 것이 가장 실용적이다. 배우의 노래를 영상이나 음원으로 미리 들어 보면 후회가 줄어든다.

04협력 연출, 라이너 프리드

연출 소개에도 짚을 점이 있다. 한국 초연부터 함께해 온 라이너 프리드는 연출이 아니라 협력 연출로 소개된다. 연출이라는 말 대신 협력 연출이라는 표현을 쓴 점을 눈여겨보자. 이 작품은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틀을 가져와 각 나라에서 재현하는 방식의 공연이다.

출연진 프로필 컷
출연진 프로필 컷 · 사진 제공 · 에스앤코

협력 연출은 그 틀이 정확히 구현되도록 곁에서 관리하는 역할이다. 한국에서 25년을 함께했다는 사실이 이 작품을 누가 지켜 왔는지를 보여 준다.

이번 공연은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무대로 한 대규모 프로덕션이며, 보도 기준으로 41명의 배우가 참여한다. 극장 안에서 극장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 이 정도 인원이 채워져야 무대 위 오페라 하우스가 살아 있는 공간처럼 보인다.

이런 대극장 공연은 한 명의 연기보다 무대 전체가 한 덩어리로 움직이는 장면에서 진가를 드러낸다. 합창과 군무가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시선을 한 사람에게 고정하지 말고 무대 전체를 한눈에 넣어 보자.

05작품이 오래 사는 이유

이 작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 가장 널리 공연된 뮤지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40년을 이어 온 힘은 무엇일까. 하나는 음악이다. 한 번 들으면 잊기 어려운 선율이 이야기의 감정을 먼저 전달한다. 또 하나는 이야기의 구조이다.

얼굴을 가린 유령, 그를 두려워하면서도 끌리는 젊은 가수, 그녀를 지키려는 청년이라는 삼각 구도는 처음 보는 관객도 어렵지 않게 이해한다. 마지막으로 무대 장치이다. 극장 안에서 극장을 이야기하는 이중 구조가 객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다.

작품 로고에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이름이 붙는 것도 이 음악이 작품의 얼굴이라는 뜻이다. 객석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게 만드는 몰입이 40년을 이어 온 가장 큰 이유이다.

처음 보는 관객에게는 줄거리를 미리 알고 가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 이 작품은 반전보다 감정이 중심이라서 결말을 알고 보아도 감동이 줄지 않는다. 오히려 인물이 선택하는 순간의 표정과 음악에 집중할 여유가 생긴다.

06두 시간 반을 편하게 보내는 법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이라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 공연 전에는 속이 편한 식사를 하고, 공연장에 들어가기 전에 화장실을 다녀오자. 대극장 공연은 입장 줄이 길어지는 날이 많아서, 공연 시작 사십 분 전쯤 도착하면 여유가 생긴다. 겨울 공연이니 두꺼운 외투는 보관할 곳을 미리 확인해 두면 객석에서 몸이 덜 불편하다.

오페라의 유령 무대 장면 (옛 공연 사진, 2026 시즌 사진 아님)
오페라의 유령 무대 장면 (옛 공연 사진, 2026 시즌 사진 아님) · KOPIS 공연 소개 이미지 · 제작 LW ENTERTAINMENT 외

음악을 즐기는 방법도 하나 소개한다. 이 작품은 대사 없이 노래로만 흘러가는 구간이 길어서, 가사를 놓치면 줄거리가 흐려질까 걱정하는 분이 많다. 걱정하지 말자. 인물의 감정은 선율과 배우의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전달된다.

가사가 궁금하면 공연 후에 음원을 들으며 한 번 더 읽어 보면 된다. 그때 처음 들리는 대목이 의외로 많다.

07같은 작품을 두 번 보는 사람들의 이유

이 작품은 한 번 보고 마는 관객보다 두 번 세 번 찾는 관객이 많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배우가 바뀌면 같은 장면이 다른 이야기로 들리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에는 유령 역 세 명, 크리스틴 역 두 명, 라울 역 두 명이 있으니 조합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두 번째 관람은 첫 번째에서 놓친 부분을 확인하는 시간이 된다. 처음에는 노래와 무대에 눈을 빼앗기느라 인물의 작은 표정을 보지 못한다. 두 번째에는 유령이 크리스틴을 바라보는 시선, 라울이 한 걸음 물러서는 순간이 보인다.

08혜화동의 시선: 대극장 뮤지컬과 대학로의 관계

대학로 중심의 웹진인 혜화동이 이 대형 공연을 소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극장 공연이 만든 관객이 결국 대학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보고 뮤지컬의 매력에 빠진 관객은 다음 공연을 찾고, 그 다음 공연은 대개 더 가까운 거리에서 배우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는 대학로에서 찾는다. 대극장이 입문의 문이라면 대학로는 단골이 되는 곳이다.

반대로 대학로에서 공연을 많이 본 관객에게는 이 작품이 다른 의미를 준다. 소극장에서 한 명이 여러 역할을 소화하는 모습에 익숙한 분이라면, 마흔 명이 넘는 배우가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하나의 장면을 만드는 모습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규모가 다른 두 무대를 오가며 본다면 뮤지컬이라는 형식이 얼마나 넓은지 실감하게 된다.

세 가지만 준비하면 충분하다. 첫째, 가장 유명한 곡 한두 곡을 미리 들어 두자. 객석에서 익숙한 선율이 흘러나오면 몰입이 시작된다. 둘째, 관람 연령과 러닝타임을 고려해 일정을 짜자. 아이와 함께라면 공연 중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셋째, 도착은 여유 있게 하자. 공연장 주변은 연말에 혼잡해진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로비의 포스터 앞에서 사진 한 장 남기는 시간을 가지길 권한다. 40주년이라는 숫자는 쉽게 오지 않는 기회이다. 마음에 드는 배우 조합을 하나 정해 두고 예매를 시작하자.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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