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왕비의 80분 콘서트: 3년 만에 돌아오는 <식스>를 제대로 즐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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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뮤지컬
헨리 8세의 아내였던 여섯 여성이 한 무대에 서서 누가 가장 불행했는지를 놓고 노래 대결을 벌인다. 설정만 들으면 가벼운 소동극 같은데, 객석을 나서는 관객의 표정은 의외로 단단하다. 뮤지컬 <식스>가 3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12월 15일부터 2027년 3월 1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쉬는 시간 없이 이어지는 짧고 빠른 공연이라, 처음 보는 분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01이번 시즌의 기본 정보
공연장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이고, 기간은 2026년 12월 15일부터 2027년 3월 1일까지이다. 제작은 아이엠컬처가 맡았고, 극본과 음악은 영국 창작자 토비 말로우와 루시 모스가 썼다. 러닝타임은 1시간 20분이고 인터미션이 없다.
기본 회차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20시, 금요일과 토요일 17시와 20시 30분, 일요일 15시이다. 러닝타임이 80분이라 20시 공연은 밤 9시 20분께, 20시 30분 공연은 9시 50분께 끝난다. 퇴근 후 화요일부터 목요일 사이의 저녁 공연을 보고 귀가해도 부담이 크지 않은 시간표이다. 주말에 아이와 함께 간다면 금요일과 토요일의 17시 회차나 일요일 15시 회차가 맞는다.
관람 연령은 출생 연도를 기준으로 안내된다. 중학생 자녀와 함께 간다면 예매 전에 공연 측 관람 연령 공지부터 살펴보자. 생일이 경계에 걸린 경우라면 그 공지를 기준으로 삼는 쪽이 안전하다.
공식 캐스팅 스케줄표에는 12월 15일부터 17일이 프리뷰, 그 이후가 본공연으로 표시되어 있다. 캐스팅과 회차는 배우와 제작사 사정에 따라 공지 없이 바뀔 수 있다고 적혀 있으니, 예매 전과 공연 당일 아침에 한 번씩 확인하길 권한다.
02여섯 명이 마이크를 나눠 쥐는 방식
이번 시즌은 여섯 개의 왕비 역을 여러 배우가 나눠 맡는다. 역할별 명단은 이렇다. 아라곤은 손승연, 장보람이다. 불린은 김지우, 배수정이다. 시모어는 이보람, 한재아이다. 클레페는 김지선, 최현선이다. 하워드는 김려원, 효정이다. 파는 유주혜, 주다온이다.

한 역에 두 명씩 배정된 구조라서 같은 왕비도 회차에 따라 다른 배우의 해석으로 만날 수 있다. 배우의 숫자를 세기보다 역할별로 보는 쪽이 정확하다. 여섯 왕비가 모두 같은 무게로 서는 작품이라, 한 회차만 봐도 여섯 사람의 곡을 빠짐없이 듣게 된다.
누가 가장 불행했는지를 겨루는 규칙은 역설적으로 여섯 사람의 이야기를 같은 무게로 듣게 만든다. 관객은 심사위원처럼 점수를 매기려다 결국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게 된다. 80분 안에 여섯 서사를 담으려면 한 곡이 곧 한 사람의 챕터가 되어야 하고, 그래서 곡마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오롯이 앞에 선다.
좋아하는 배우가 있다면 그 배우가 서는 회차를 고르자.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한국어 OST에서 가장 먼저 듣고 싶은 노래를 고르고, 그 노래를 부르는 왕비를 맡은 배우를 찾아보자. 원하는 곡을 부르는 배우의 회차를 고르면 후회가 적다.
03역사 속 아내들에게 마이크를 돌려주다
작품은 헨리 8세의 여섯 왕비를 21세기 팝 콘서트 형식으로 되살린다. 역사 속에서 누구의 아내로만 기록된 여섯 여성에게 각자의 목소리와 팝 넘버를 돌려주는 이야기이다. 무대는 연극적인 장면 전환보다 콘서트 무대에 가깝게 흘러간다. 왕비들은 차례로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무대 위에서 서로를 견제하며 경쟁한다.
이 구조 덕분에 역사 지식이 없어도 따라가는 데 문제가 없다. 왕비들이 노래 안에서 직접 자기 사연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름을 미리 알고 가면 재미가 커진다. 아라곤, 불린, 시모어, 클레페, 하워드, 파라는 여섯 이름이 어떤 순서로 등장하는지 기억해 두자. 이름만 알아도 노래가 어떤 인물의 것인지 바로 이해된다.
04해외에서 한국까지의 길
<식스>는 2017년 8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처음 공연됐다. 7월 31일 ADC 시어터에서 첫 프리뷰를 열었고, 8월 3일부터 27일까지 본공연을 올렸다. 웨스트엔드에서는 2017년 12월 18일부터 월요일 공연 여섯 회로 먼저 관객을 만났고, 2019년 1월 17일에 아츠 시어터에서 본공연을 시작했다.

브로드웨이는 2020년 2월 13일 프리뷰를 시작해 2021년 10월 3일에 공식 개막했다. 당시 극장 이름은 브룩스 앳킨슨이었고, 지금은 리나 혼 극장으로 불린다. 프린지의 작은 무대에서 출발해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로 이어진 길이 이 작품의 성장 경로이다.
한국에는 2023년 3월 10일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처음 공연했다. 영국 투어 캐스트가 3주간 공연한 뒤, 3월 31일부터 한국 캐스트가 무대에 섰다. 이번 시즌이 3년 만의 귀환이라는 표현은 이 일정과 맞아떨어진다.
3년 전 공연을 본 분이라면 이번에는 한국어로 부르는 넘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해 보자. 처음 보는 분이라면 3년 전의 기대감이 이번 시즌에 어떻게 이어지는지 새롭게 만날 수 있다.
05이번 시즌의 특징, 한국어 OST
이번 시즌에서 가장 반가운 소식은 OST이다. 한국어 초연에 참여한 배우 손승연, 김지우, 박혜나, 최현선, 김려원, 유주혜가 부른 공식 음원이 9월 23일 오후 6시에 발매됐다. 그동안 해외 캐스트 음원으로만 작품을 접했던 팬들에게는 한국어 가사와 국내 배우들의 창법으로 넘버를 다시 들을 수 있는 기회이다. 여섯 명이 참여한 음반이라, 한 장을 이어 들으면 작품의 흐름이 귀에 그려진다.
공연을 보기 전에 음원을 듣는 일은 확실한 준비가 된다. 이 작품은 노래가 중심인 만큼 가사의 의미를 알고 들어가면 몰입이 크게 달라진다. 처음 들을 때는 가사를 읽으며 들어 보자. 한 곡이 끝난 뒤에는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짚어 보자.
그러면 객석에서는 노래 사이의 농담이 한 번에 들린다. 반대로 스포일러가 걱정이라면 음원은 공연을 본 뒤에 들어도 좋다. 공연의 여운을 집에서 다시 꺼내 보기에 좋은 선물이 된다.
06쉬는 시간 없는 80분을 보내는 요령과 좌석 고르기
중간에 쉬는 시간이 없다는 건 장점이면서 주의점이다. 공연 시간 동안 자리를 비우기 어려우니 입장 전에 화장실을 미리 다녀오자. 공연 시작 삼십 분 전쯤 도착해서 로비 분위기와 포스터를 천천히 구경하고 자리에 앉는 순서를 추천한다. 짧은 작품은 몰입이 깨지는 순간이 더 아깝게 느껴진다.

콘서트 형식의 작품이라 좌석 선택의 기준이 비교적 뚜렷하다. 배우의 표정과 호흡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다면 앞쪽을, 여섯 사람이 만드는 무대 전체의 구도와 군무를 보고 싶다면 중간 이후를 고르자. 좌석별 시야가 걱정이라면 예매처의 좌석 배치도를 먼저 살펴보자.
07혜화동의 시선: 대학로 안에서 열리는 글로벌 뮤지컬
이번 공연이 대학로의 대극장에서 열린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라이선스 작품이 대학로의 규모 있는 극장에서 오래 공연하면, 대학로를 찾는 관객의 폭이 넓어진다. 평소 소극장 공연을 보지 않던 관객이 이 작품을 계기로 대학로에 오고, 공연 전후로 근처의 다른 공연을 찾아보는 흐름이 만들어진다.
공연이 끝난 뒤의 동선도 추천한다. 이 작품은 한 시간 남짓이라 공연 뒤에 시간이 남는다. 대학로의 소극장 공연 한 편을 같은 날 이어서 보는 방법도 있고, 저녁을 먹으며 오늘 본 여섯 명 중 누가 가장 마음에 남았는지 이야기하는 방법도 있다. 같은 노래를 듣고도 다른 왕비를 고르는 걸 확인하는 게 이 작품의 숨은 재미이다.
이 작품을 계기로 한 가지를 더 해 보길 권한다. 여섯 왕비 가운데 가장 마음이 가는 인물을 한 명 정해 두고, 그 인물이 어떤 노래로 자신을 소개하는지 따라가 보자. 한 사람에게 집중해 보면 짧은 공연이 두 배로 길게 느껴진다.
다음 관람 때는 다른 왕비로 바꿔 보면 같은 공연이 전혀 다른 이야기로 들린다. 같은 작품을 여러 번 보는 팬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처음 보는 분께는 프리뷰 기간인 12월 15일부터 17일을 피해 본공연 회차로 시작하는 쪽을 권한다. 스케줄표에 본공연과 따로 표시되어 있는 만큼 공연이 다듬어지는 시기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연말 모임과 새해 일정에 맞춰 날짜를 골라도 3월 1일까지 여유가 있으니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 더뮤지컬, 「<식스 더 뮤지컬>, 3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다」, https://www.themusical.co.kr/News/Detail?num=14756
- KOPIS(공연예술통합전산망), 「식스 더 뮤지컬」 공연 상세, https://www.kopis.or.kr/por/db/pblprfr/pblprfrView.do?mt20Id=PF302744
- Wikipedia, 「Six (musical)」, https://en.wikipedia.org/wiki/Six_(music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