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5천만 관객의 <레미제라블>, 2027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처음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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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laybill
전 세계 1억 5천만 명 이상이 본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무대에 처음 선다. 2027년 8월 27일부터 조안 서덜랜드 극장에 오르는 이번 공연은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가 제작을 맡고, 이 작품의 오랜 제작자 캐머런 매킨토시가 함께한다.
소식 자체는 호주의 공연 일정이지만, 한국 관객에게도 흘려보내기 아까운 대목이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 가장 널리 사랑받아 온 뮤지컬 중 하나가 어떤 길을 걸어 이 자리까지 왔는지를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01이번 시드니 공연은 무엇이 특별한가
2027년 8월 27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공연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조안 서덜랜드 극장에서 올리는 첫 풀스테이지 프로덕션으로 소개된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연장 가운데 하나이다.
그 큰 무대에 <레미제라블>이 처음 서는 것이니, 작품과 극장 양쪽에 모두 기념비적인 일이다. 호주에서 이 작품을 정식 무대로 볼 수 있었던 것은 10년이 넘도록 없던 일이기도 하다. 과거 호주 공연이 흥행 기록을 세울 만큼 사랑받았으니, 현지 팬들에게는 오랜 기다림이 끝나는 셈이다.
여기에 2027년은 <레미제라블>이 1987년 호주에서 처음 공연된 지 40년이 되는 해이다. 호주의 첫 제작은 1987년 11월 27일 시드니의 시어터 로열에서 개막해 1991년 8월 17일까지 이어졌다.
3년 9개월 가까이 한 도시의 극장이 같은 작품을 품고 있었다는 얘기다. 호주 관객에게 이 작품은 이미 한 세대를 건너 전해진 기억이다. 그 시드니가 40년 뒤, 이번에는 오페라하우스에서 같은 작품을 다시 맞이하는 것이다. 같은 도시에서 시작해 같은 도시로 돌아오는 이야기라는 점이 이번 소식의 숨은 매력이다.
캐스팅과 추가 창작진은 앞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누가 장발장과 자베르를 맡는지 궁금하겠지만, 지금은 발표를 기다리면 된다. 예매 방식은 2027년 시즌 구독으로 먼저 열린다. 공연 두 편 이상을 묶는 구독으로 조기 예매가 가능하고, 단독 공연 티켓은 2026년 10월 27일부터 우선 선판매 신청을 받는다.
호주 방문을 계획한다면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 공식 페이지의 구독 안내를 먼저 보고, 10월 27일 날짜를 달력에 적어 두자.

02작품이 쌓아 온 기록
<레미제라블>은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클로드미셸 쇤베르그가 작곡하고, 알랭 부블릴이 프랑스어 원작 대본을 썼다. 가사는 허버트 크레츠머가, 영어 버전의 각색은 트레버 넌과 존 케어드가 맡았고, 제임스 펜턴이 추가 작업에 참여했다.
프랑스어 버전은 1980년 9월 24일 파리의 팔레 데 스포르에서 먼저 무대에 올라 100회 공연했고, 같은 해 콘셉트 앨범도 나왔다. 앨범과 무대가 나란히 간 작품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영어 버전은 1985년 런던에서 시작됐다.
9월 28일 바비칸 센터에서 프리뷰를 시작해 10월 8일 개막했고, 12월 4일 팰리스 시어터로 옮겨 갔다. 극장을 한 번 옮기고도 이어 간 힘이 오늘의 41번째 해로 이어진 셈이다.
숫자로 보면 이 작품의 규모가 더 선명해진다. 호주 공식 사이트는 <레미제라블>이 57개국 455개 도시에서 22개 언어로 공연되어 1억 5천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고 밝힌다. 국제 주요 상은 275개 이상을 받았다.
여기에는 올리비에상 5개, 토니상 8개, 헬프먼상 5개가 들어 있고, 영화판은 아카데미상 3개 부문을 받았다. 올리비에상에는 2025년 4월에 받은 특별 공로상이 따로 있는데, 이는 5개에 포함되지 않는다.
토니상은 노미네이션 12회 가운데 8회를 수상했고 작품상과 작곡상이 그 안에 있다. 올리비에상 쪽에는 '가장 인기 있는 작품상'도 들어 있다. 평단의 상과 관객의 선택이 함께 쌓였다는 뜻이다.
웨스트엔드는 2025년 10월 40주년을 맞았고, 지금도 손드하임 극장에서 41번째 해를 이어 가고 있다. 브로드웨이에서는 1987년 3월 12일 브로드웨이 시어터에서 개막했고, 1990년 임페리얼 시어터로 옮겨 2003년 5월 18일까지 6,680회 공연했다.
이후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브로드허스트 극장에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다시 임페리얼 극장에서 재공연했다. 마지막으로 브로드웨이에 오른 해는 2016년이다. 한 도시에서도 극장을 옮기고 시기를 달리하며 거듭 돌아온 이력이다.

무대 본편과는 결이 다르지만 콘서트 버전 <레미제라블: 아레나 콘서트 스펙터큘러>도 35개 도시에서 130만 장 넘게 팔렸고, 마지막 공연지는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이었다.
기록이 숫자의 나열로 끝나지 않으려면 이렇게 읽으면 된다. 40년 넘게 한 작품이 세계 곳곳에서 계속 다시 만들어진다는 것은, 그 이야기가 시대와 나라를 바꿔도 새로 읽힌다는 뜻이다. 위고의 소설에서 출발한 이야기라서, 어느 나라 관객이든 자기 사정에 대어 볼 여지가 넓다.
빵 한 조각의 무게를 아는 사람에게도, 정의와 자비 사이에서 흔들려 본 사람에게도 이 이야기는 각자의 방식으로 닿는다. 그래서 같은 노래가 시드니에서도 서울에서도 오래 살아남는 것이다.
03한국에서의 <레미제라블>
한국 관객에게 이 작품은 낯선 해외 뮤지컬이 아니라 꽤 오래 만나 온 이름이다. 정식 한국어 라이선스 초연은 2013년 4월 블루스퀘어에서 열렸다. 2012년 용인에서 시작해 대구와 부산을 거친 투어가 있었다는 기록도 있어서, 지방 관객이 서울 개막 전에 먼저 만난 셈이다.
그 이전에도 1988년 현대극장이 올린 축약본 공연과 1993년 롯데월드 예술극장 공연이 있었는데, 두 공연은 정식 라이선스 공연이 아니었다.
그러니 정리하면 이렇다. 비라이선스 공연까지 포함해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올랐던 때를 묻는다면 1993년 롯데월드 공연이 거론되고, 해외 제작진과 정식 계약을 맺은 한국어 공연을 묻는다면 2013년 블루스퀘어가 첫 기록이다. 두 기준을 함께 알아 두면 누가 어느 연도를 말하더라도 이야기가 통한다.
한국어 라이선스 버전은 2015년에 재연됐고, 2023년 공연이 가장 최근 프로덕션으로 소개되어 있다. 대학로 관객 중에도 번안된 가사와 한국 배우들의 노래로 이 작품을 처음 본 분이 많을 것이다.
04혜화동의 시선, 해외 공연 소식이 우리에게 가지는 값
혜화동이 이 소식을 다루는 이유는 "대작이 또 해외에서 열린다"는 정보 때문이 아니다. 첫째로, 작품의 생명력을 확인할 수 있다. 1985년에 시작한 영어 버전이 지금도 새로운 극장과 새로운 도시에서 환영받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이야기와 음악은 시간이 지나도 낡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대학로의 창작 뮤지컬 제작자들에게도 이 점은 위로가 되고 숙제가 된다. 오래 살아남는 작품은 결국 사람이 가진 보편적인 질문 위에 서 있다.
둘째로, 극장과 작품의 만남이다.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가 제작을 맡아 오페라하우스의 무대에 뮤지컬을 올린다는 조합 자체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도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처음으로 이 작품을 풀스테이지로 올린다는 사실은, 공연장이 어떤 작품을 맞이하느냐가 극장의 정체성을 바꾸는 일임을 보여 준다.
우리 대학로의 극장들도 어떤 작품을 어떤 방식으로 올리느냐에 따라 그 극장의 얼굴이 만들어진다. 소극장 관객이라면 이 소식을 큰 극장의 이야기로만 넘기지 말고, 내가 자주 가는 극장이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는지 한 번 떠올려 보자.
셋째로, 이 소식을 읽는 방법이다. 숫자가 큰 소식일수록 기준을 먼저 확인하면 이야기가 정확해진다. 1억 5천만 명이라는 숫자는 누적 관객이고, 40년은 호주 첫 공연 이후의 시간이다. 한국에서도 '국내 초연'이 1993년이냐 2013년이냐가 기준에 따라 갈리는 것처럼, 같은 말도 무엇을 센 것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05앞으로 지켜볼 것들
앞으로 가장 먼저 나올 소식은 캐스팅이다. 이번 공연의 주요 배역과 추가 창작진이 발표되면 이 프로덕션의 색깔이 훨씬 또렷해질 것이다. 두 번째는 2026년 10월 27일의 선판매이다. 선판매 신청이 얼마나 빨리 마감되는지는 시드니 현지의 기대치를 가늠하는 좋은 지표가 된다.
세 번째로는 2027년이 여러 나라에서 <레미제라블>의 기념 해가 되는지 지켜볼 만하다. 호주 첫 공연 40주년에 맞춘 이번 기획이 다른 지역의 새 프로덕션 소식으로 이어질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이 작품을 한국어로 이미 만나 본 분이라면, 시드니의 새 프로덕션 소식이 올라올 때 우리 무대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아직 보지 못했다면 국내 라이선스 공연 일정을 챙겨 보자. 주요 예매처에 알림을 걸어 두면 개막 소식을 놓치지 않는다.
호주 현지 공연은 먼 이야기지만, 같은 이야기를 한국어로 만나는 일은 훨씬 가까이 있다. 시드니까지 갈 수는 없어도, 작품이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아 있는지를 알고 보면 같은 노래도 조금 다르게 들릴 것이다.
- Playbill, 「Les Misérables Sets Sydney Opera House Premiere」, https://playbill.com/article/les-miserables-sets-sydney-opera-house-premiere
-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 공식 사이트의 <레미제라블> 안내
- 위키백과, 「Les Misérables (music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