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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26.09.269분 읽기

누구에게나 세 명의 유령이 있다, 사이먼 스티븐스의 신작 <스리 고스트>가 사카이 마사토를 17년 만에 무대로 불렀다

도쿄 시부야 PARCO 건물 외관 (공연장 소재 빌딩, 공연 장면 아님) · Photo: 江戸村のとくぞう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원 출처
jstages

17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배우와 영국 현대극을 대표하는 극작가가 도쿄에서 만났다. 사이먼 스티븐스의 신작 <스리 고스트>가 10월 7일 도쿄 시부야 PARCO 극장에서 개막했다. 일본과 영국이 함께 만든 세계 초연 작품이고, 연출은 쇼언 홈스가 맡았다.

도쿄 공연이 끝나면 오카야마, 오사카, 아이치, 미야자키, 후쿠오카까지 12월 중순까지 순회가 이어진다. 이 소식에서 가장 큰 화제는 주인공 조를 연기하는 사카이 마사토의 17년 만의 무대 복귀이다.

01도쿄에서 시작해 여섯 도시로, 12월 중순까지의 순회

공연 일정부터 보겠다. 도쿄 PARCO 극장 공연은 10월 6일 화요일 프리뷰로 시작해 10월 7일 개막했고, 10월 27일 화요일까지 이어진다. 지방 순회는 공식 페이지 기준으로 정리된다. 오카야마는 11월 6일부터 8일까지 하레노와 중극장에서, 오사카는 11월 12일부터 23일까지 Sky시어터 MBS에서 공연한다.

아이치는 11월 27일부터 29일까지 호노쿠니 토요하시 예술극장 PLAT 주홀에서, 미야자키는 12월 3일부터 6일까지 현립예술극장 연극홀에서 열린다. 마지막은 후쿠오카로, 12월 10일부터 13일까지 J:COM 기타큐슈 예술극장 대홀이다.

도시마다 체류 기간이 다르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오카야마와 아이치는 사흘, 미야자키와 후쿠오카는 나흘인 반면 오사카는 열이틀로 지방 도시 가운데 가장 길다. 순회 중에서도 오사카가 사실상 도쿄 다음의 두 번째 거점이라는 뜻이다.

한국에서 일본 공연을 보러 가는 관객은 도쿄를 먼저 떠올리지만, 도쿄 일정이 맞지 않는다면 오사카의 열이틀이 가장 여유 있는 선택지이다. 주말이 낀 날을 고를 수 있고, 한 번 놓쳐도 다른 날짜에 다시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매 상황은 따로 확인해야 한다. PARCO 공식 페이지에는 PARCO STAGE 티켓 발매 연기 공지가 8월 20일 갱신 표기와 함께 올라와 있었고, 연기된 발매일은 그 공지에 적혀 있지 않았다. 발매 일정은 달라질 수 있으니 여행 날짜를 정하기 전에 공식 페이지에서 예매 창이 열렸는지 먼저 보자. 열려 있다면 날짜 선택을 서두르고, 아직이라면 순회 지역의 다른 회차를 같이 알아 두면 된다.

이 공연은 PARCO PRODUCE 2026 작품이다. 제작은 PARCO 극장이 맡았고 Gotch Brothers가 제작 협력을 했다. 공식 페이지에는 언론 평이나 리뷰 인용이 없고, 출연자와 스태프의 코멘트, 블로그 안내만 올라와 있다.

도쿄 공연이 열리는 시부야 PARCO 건물의 외관
도쿄 공연이 열리는 시부야 PARCO 건물의 외관 · Wikimedia Commons · Syced · CC0

아직 평이 나오기 전이라는 사실 자체가 이 시점의 소식이 어떤 성격인지 말해 준다. 지금 전할 수 있는 것은 작품의 설계도와 사람들이고, 무대에서 이것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는 이제부터 쌓일 후기의 몫이다.

02꿈을 디지털로 만드는 기기와 세 명의 유령

작품의 설정은 이렇게 소개된다. 중심에는 꿈을 디지털로 재현하는 기기 '리프마인드'와 관련된 마케팅 계약을 따내려는 경영진 조가 있다. 조는 광고 계약 프레젠테이션에 몰두하느라 아내 하나와의 관계를 소홀히 하고, 그 사이 아내의 언니 미카와 부적절한 관계에 빠진다.

이로 인해 가족 갈등이 깊어진다. 세상을 떠난 니코를 둘러싼 죄책감도 가족 안에 오래 남아 있고, 사업이 성공 가도를 달리던 조에게는 예상치 못한 진단이 내려진다.

제목의 '세 명의 유령'은 "누구에게나 세 명의 유령이 있다"는 설정에서 나온다. 세 유령은 경고하는 존재, 위로하는 존재, 끝을 알리는 존재로 소개된다. 작품은 이 세 유령을 극 전체에 걸쳐 세워 두고 디지털 혁명 시대의 사랑과 결혼,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다루는 심리 미스터리극으로 소개된다.

이 설정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조의 직업과 기기의 관계이다. 조는 사람의 꿈을 디지털로 되살리는 상품을 팔아야 하는 사람이다. 타인의 가장 내밀한 기억을 상품으로 포장하는 일에 몰두하다 정작 곁에 있는 아내와 가족의 마음은 놓친다.

기술이 기억을 보존해 주는 시대에도 지금 눈앞의 사람을 보는 일은 기기가 대신해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다. 여기에 경고, 위로, 끝이라는 유령의 순서가 붙으면 한 사람의 인생이 흔들리는 과정을 세 번의 방문으로 나눠 보여 주는 구조가 된다. 이 읽기가 실제 장면과 맞는지는 공연에서 확인하는 즐거움으로 남겨 두면 된다.

작품은 원작이 있는 각색이 아니라 원작 없는 신작 희곡으로 소개된다. 사이먼 스티븐스가 새로 쓴 이야기라는 뜻이다. 출발점은 2020년 작품 <FORTUNE>의 창작 과정이었고, 일본과 영국에서 워크숍을 거듭하며 지금의 모습이 됐다.

한 작품에서 다음 작품으로 이어지는 창작이 두 나라를 오가며 다듬어졌다는 점에서, 이 공연은 완성된 대본을 수입한 무대와는 출발선이 다르다.

순회 공연 도시 가운데 하나인 오카야마의 오카야마성
순회 공연 도시 가운데 하나인 오카야마의 오카야마성 · Wikimedia Commons · Martin Falbisoner · CC BY-SA 4.0

03사카이 마사토의 17년 만의 복귀

가장 큰 화제는 주인공 조를 연기하는 사카이 마사토이다. 그는 17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다. 사카이는 와세다대학 재학 시절 극단 '도쿄 오렌지' 창단에 참여한 연극인 출신이다. 최근에는 드라마 <VIVANT>에서 성격이 다른 세 남자를 연기해 주목받았다.

연극에서 출발해 영상에서 이름을 알린 배우가 오랜만에 객석 앞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 이 작품의 화제성을 만든다.

눈에 띄는 것은 두 이력의 연결이다. 한 드라마 안에서 성격이 다른 세 사람을 오가며 연기했던 배우가, 이번에는 한 사람의 인생이 무너지고 다시 서는 과정을 무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 가는 역을 맡는다. 카메라 앞에서 인물을 바꿔 가며 보여 준 폭과, 객석 앞에서 한 인물을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은 서로 다른 근육이다.

17년이라는 공백이 있었기에 관객이 그 차이를 더 궁금해한다. 대학로에서도 영상으로 유명해진 배우가 연극 무대에 서면 같은 호기심이 따라붙는다. 그 호기심이 평소 연극을 안 보던 관객을 객석으로 데려오는 힘이 되기도 한다.

출연진은 이렇다. 조는 사카이 마사토, 아내 하나는 쿠라시나 카나, 하나의 언니 미카는 이세 카요가 맡는다. 켄은 단다 야스노리, 마리는 타카하타 준코, 유고는 사코다 타카야, 사라는 사라, 댄은 코히나타 세이이치이다. 여기에 퍼포머 세 명이 함께 무대에 올라 열한 명이 한 무대를 채운다.

04영국과 일본이 함께 만든 창작진

극작은 사이먼 스티븐스, 연출은 쇼언 홈스이다. 홈스는 스티븐스와 여러 차례 함께 작업해 온 신뢰받는 연출가이다. 번역은 히로타 아쓰로가 맡았고, 미술과 의상은 존 바우서이다. 조명은 요코하라 유스케, 음악은 가미무라 슈헤이, 스테이징은 오노데라 슈지, 음향은 이노우에 마사히로가 담당한다. 영국의 작가와 연출가가 일본의 배우와 스태프와 함께 일본에서 세계 초연을 올리는 구성이다.

이 목록에서 흥미로운 것은 역할 분담이다. 영국에서 온 사람은 작가, 연출, 미술과 의상 쪽이고, 번역과 조명, 음악, 음향, 스테이징은 일본 쪽 이름이 맡는다. 번역을 한 사람이 맡았다는 점은 영국 희곡의 말맛이 일본어로 옮겨지는 통로가 하나라는 뜻이어서, 대사의 결이 일관되게 유지될 가능성을 열어 준다.

순회 공연의 두 번째 거점인 오사카의 오사카성 전경
순회 공연의 두 번째 거점인 오사카의 오사카성 전경 · Wikimedia Commons · 663highland · CC BY 2.5

스테이징을 별도 담당자가 맡고 퍼포머가 세 명이라는 점도 함께 보면, 이 공연에서 움직임과 몸이 대사 못지않은 몫을 한다고 읽을 수 있다. 유령이라는 존재를 무대에 세울 때 말로만 설명하기보다 몸과 영상으로 보여 주려는 선택일 수 있다.

공식 사진 두 장에는 영상이 투사된 배경 앞에 선 배우의 모습이 담겨 있다. 꿈을 디지털로 재현한다는 설정과 어울리는 무대 연출이 기다리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인상은 직접 보는 쪽이 정확하니, 사진은 분위기를 가늠하는 참고 정도로 두면 된다.

05혜화동의 시선, 국경을 넘어 만든 신작이 말해 주는 것

혜화동이 이 소식을 다루는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 제작 방식이다. 일본과 영국이 워크숍을 거듭하며 완성한 세계 초연 작품이라는 점은 해외 작가와 자국 극장이 공동으로 작품을 길러 낸다는 모델을 보여 준다. 대본이 완성된 뒤에 번역해 올리는 것과, 처음부터 두 나라 창작자가 함께 쓰는 것은 결과물의 결이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 공연계도 해외 작가와의 공동 개발이나 워크숍에 관심을 가질 만한 시점이다.

둘째, 소재이다. 꿈과 기억을 기기로 재현한다는 설정은 기술 시대의 인간관계를 묻는 이야기로 읽힌다. 한국 관객에게도 기술이 일상으로 들어오면서 생긴 관계의 변화는 낯설지 않은 주제이다. 이 작품이 그런 문제를 가족 이야기 안에서 풀어낸다는 점이 대학로의 창작극 관객에게도 흥미로운 비교 대상이 된다.

셋째, 배우이다. 17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배우가 화제가 되는 일은 연극이라는 형식이 여전히 배우에게 의미 있는 자리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영상에서 이름을 얻은 배우들이 연극 무대에 서는 경우는 한국에서도 점점 늘고 있고, 이런 흐름은 관객의 문턱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06이 공연을 만나는 방법

일본에 갈 계획이 있다면 날짜가 어디에 걸리는지부터 확인해 보자. 도쿄 공연은 10월 27일까지이니 가까운 일정이라면 서둘러야 하고, 11월과 12월 일정이라면 오카야마부터 후쿠오카까지의 순회 공연장 가운데 동선에 맞는 곳을 고르면 된다.

일본어를 못 하는 분은 자막이나 번역 안내가 있는지 공식 안내에서 먼저 확인하자. 안내가 없다면 줄거리와 인물 관계를 미리 읽고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따라가기가 훨씬 수월하다.

직접 가기 어려운 분들은 개막 후에 올라올 평과 관객 후기를 기다려 보자. 사카이의 복귀 무대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세 유령이라는 설정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되는지는 평이 쌓이면 드러난다. 평이 올라오면 이어서 다시 정리하겠다.

참고한 자료
  • JSTAGES, 「誰の心にも「スリーゴースト」は居る?」, 2026-09-26, https://jstages.com/2026/09/
  • PARCO 劇場 공식 공연 페이지 (PARCO PRODUCE 2026 「スリーゴース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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