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는 말 뒤에 숨은 마음
# 친구라는 말 뒤에 숨은 마음
- 공연장
- 세우아트센터 2관
- 기간
- 2024.06.07~2026.10.31
- 장르
- 연극
# 친구라는 말 뒤에 숨은 마음
세우아트센터는 2002년에 문을 연, 두 개의 관을 가진 공연장이다. 그 2관에서 2024년부터 지금까지 오픈런으로 이어지고 있는 작품이 남사친 여사친이다. 제목이 묻는 질문은 단순하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 친구라는 관계가 정말 가능한가. 누구나 한 번쯤 스스로에게 던져봤을 이 질문을, 이 작품은 코미디와 로맨스를 오가며 무대 위에서 풀어낸다.
제목에 쓰인 남사친과 여사친이라는 말 자체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줄임말은 몇 년 전만 해도 신조어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설명 없이도 누구나 바로 알아듣는 일상어가 되었다. 공연 제목이 이렇게 자리잡은 줄임말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건, 이 작품이 어렵거나 낯선 설정 없이 지금 사람들이 실제로 쓰는 언어와 고민을 그대로 무대에 옮기려 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제목만 보고도 어떤 이야기인지 대략 짐작이 가는 공연이라는 점은, 처음 대학로를 찾는 관객에게는 오히려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남녀 사이의 우정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은 사실 이 작품만의 독점적인 소재는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서도 같은 질문이 꾸준히 반복돼왔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살면서 한 번쯤 부딛히는 흔한 질문이라는 뜻이고, 동시에 아무리 많이 다뤄져도 쉽게 낡지 않는 소재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 작품이 그 흔한 질문을 소극장이라는 작은 무대, 관객 참여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다시 묻는다는 점에서, 같은 질문을 다루는 다른 매체들과는 또 다른 결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2관을 두고 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있다. 데이터에는 힐링코미디연극 아빠와 딸이라는 작품도 같은 세우아트센터 2관으로 등록되어 있고, 공연 기간이 2025년 11월부터 2026년 10월 말까지로 남사친 여사친의 공연 기간과 거의 겹친다. 관 하나를 두 작품이 나란히 쓰고 있다는 뜻인데, 정확히 어떤 요일이나 시간대로 나뉘는지는 데이터로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로맨틱 코미디와 가족극이라는 서로 다른 색깔의 작품이 같은 공간을 번갈아 채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2관이 꽤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관람평을 모아보면 이 작품은 4인 배우가 극을 이끄는 구조로 보인다. 모두가 열연을 펼쳤다는 평이 공통으로 등장하고, 그중에서도 민석이라는 인물을 연기한 배우가 극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었다는 구체적인 감상도 있다. 다른 배역을 두고는 더글로리에 나온 배우를 닮았다는 농담 섞인 비교, 특정 배우가 잘생겼다는 가벼운 품평까지 등장하는 걸 보면, 관객들이 캐스팅 하나하나를 꽤 즐겁게 뜯어보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현실적인 스토리 전개와 자연스러운 대사,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 높은 공감도를 좋았던 점으로 꼽으면서도 극 중반부 일부 구간의 전개가 다소 느리게 느껴졌다는 솔직한 아쉬움을 함께 적은 후기도 눈에 띈다.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균형 있게 짚는 이런 후기는, 오히려 이 작품이 가진 현실감을 더 신뢰하게 만든다.
무대 자체에 대한 묘사도 있다. 세우아트센터 2관에 들어서자마자 알록달록한 조명으로 꾸며진 무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는 후기, 유머도 많고 대사 템포도 빨라서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는 후기가 있다. 티켓 판매 페이지의 홍보 문구에는 90분 내내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는 표현과 함께 공감도를 과장해서 강조하는 문장이 쓰여 있었다고 한 관람객이 전하는데, 실제 관람 경험도 그 홍보 문구의 과장을 완전히 무색하게 만들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배우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다는 후기, 처음부터 너무 웃겼다는 후기, 억지스럽지 않고 매끄럽게 이어지면서 웃음 포인트가 많았다는 후기도 함께 전해진다.
이 작품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관객 참여다. 여러 관람평이 공통으로 전하는 바에 따르면, 공연 중간에 객석의 관객을 무대 위로 불러 배우들과 함께 짧은 장면을 연기하게 하는 순서가 있다. 한 관람객은 자신의 신랑이 얼떨결에 무대 위로 나갔다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 열연을 펼쳤고, 그 모습에 객석이 그야말로 웃음바다가 되었다고 적었다. 평소 무뚝뚝하던 아빠가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아이가 신기해하며 눈을 떼지 못했다는 이야기, 그 열연 덕분에 공연 상품까지 받았다는 뒷이야기도 함께 전해진다. 정해진 틀 안에서만 움직이는 공연이 아니라, 그날 객석에 누가 앉아 있느냐에 따라 매번 조금씩 다른 무대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소극장이라는 공간의 장점도 자주 언급된다. 소극장 특유의 아늑한 분위기가 먼저 느껴지고, 객석과 무대가 가까워 배우들의 표정과 감정이 생생하게 전달된다는 후기, 서로의 대사 타이밍과 리액션이 자연스러워 관객석에서 계속 웃음이 터졌다는 후기가 있다. 영화처럼 정해진 화면을 보는 게 아니라 배우들이 바로 눈앞에서 직접 연기하고 관객도 같은 공간에서 그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점이 연극만의 매력이라는 평도 여러 번 반복된다.
스토리 쪽으로는 현실감이 가장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다. 대사 하나하나가 현실적이고, 상황 또한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몰입감이 높다는 평, 티격태격하는 대사가 정말 찐친 같아서 공감이 많이 갔다는 평이 겹친다. 심쿵하고 달달한 로맨스부터 빵빵 터지는 꿀잼과 감동까지 함께 있다는 요약도 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지점은, 제목만 보면 결말을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생각했던 결말과 달랐다는 반응이 여럿 있다는 사실이다. 뻔한 이야기일 것 같지만 아니었다는 표현이 여러 후기에서 비슷하게 등장하는데, 남녀 사이의 우정이라는 익숙한 질문을 다루면서도 예상 가능한 답으로 바로 가지 않는다는 점이 이 작품의 숨은 힘으로 보인다.
이 작품도 서울 대학로에만 머물지 않았다. 관람평 중에는 청주 소명아트홀에서 딸과 주말 데이트로 봤다는 후기, 예산군문예회관에서 열린 공연을 다녀온 후기도 있다. 공식 데이터에는 서울 세우아트센터 2관 공연만 등록되어 있어 지역 공연이 같은 제작진의 투어인지, 별도의 재공연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대학로 밖에서도 이 작품을 실내 데이트로 추천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는 사실은, 이 이야기가 특정 동네에만 통하는 소재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접근성 면에서는 혜화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이고, 별도 주차장은 없어 대중교통 이용을 권하는 후기가 많다.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티켓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도 함께 전해진다. 화장실이 내부에 있고 깔끔해서 감동이었다는 소소한 후기까지 보면, 작품 자체의 완성도만큼이나 관람 환경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편으로 보인다.
남녀 사이의 우정이라는 오래된 질문에, 관객을 무대 위로 끌어올리는 참여 형식과 현실감 있는 대사를 더해 답을 찾아가는 이 작품은, 보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답을 들고 나오게 만드는 구조를 갖고 있다. 친구 사이라는 말 뒤에 숨어 있는 마음이 궁금하다면, 직접 가서 그날의 무대가 어떤 답을 내놓는지 확인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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